독박육아
지금까지는 나의 육아는 독박이었다. 남들은 친정부모님, 시댁부모님의 도움을 받는다지만 세 시간 거리 친정, 그리고 시댁은 10분 거리지만 바쁘신 시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내가 낳은 아이들이니 내가 키워야지.. 아니, 우리가 키워야 맞다고 생각해서 퇴사를 결정했었고 우리가 낳은 아이들이니 독박육아에 대해 누구의 탓도 할 생각도 없었다.
아, 나의 배우자이자 아이들의 아빠는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들어오는 어감만 좋은 사장님이자 자영업자이다.
두 아이들이 아프다.
일주일 전부터 둘째가 기침을 하더니 , 첫째도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차례대로 미열부터 고열을 왔다 갔다 했다. 둘째 아이는 잠자리에 들면 기침을 하면서 토를 하기도 했다. 이렇듯 아이들이 잠자는 시간에 나는 비상대기였다. 아이들의 기침소리에 깨고 , 뒤척이는 움직임에 깨는 선잠의 연속이었다.
내일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육아라고 했던가?
아이들의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고 아이들과의 하루하루를 보낼때마다 나의 정신은 더욱 몽롱해졌다.
난 어른이지만 아이보다 못하다.
독박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 나의 감정을 아이들한테 완벽히 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난 어른인데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니 아이보다 못하는 몸만 큰 어른 같다.
오늘은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와 안기며 사랑한다고 하는데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두시간 전 아이들이 물컵에 있는 물을 바닥에 붓고 둘이 거실에서 물장난을 쳤었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혼을 냈고 치우고 쉬고 있는데 아이들이 달려와 안겼다. 순간, 또 다른 일이 벌어졌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니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지쳐보이고 미안해서 또는 그냥 좋아서 달려와 엄마를 위로했거나 힘을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참 뒤끝있는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 좋은 일, 반성하는 일
가끔 난 이렇게 내 블로그에 일기를 쓰며 좋았던 것과 반성하는 것을 쓰려고 한다. 내가 바꿀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 오늘 나의 좋았던 일
비가온 뒤 미세먼지 없는 날 뜻하지 않는 개인휴원으로 아이들과 마스크 없이 맘껏 돌아다닌 일
아이들과 꽃을 보며 냄새를 맡아본 일
유튜브보며 트니트니 한 일
- 오늘 나의 반성하는 일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한 일
아이들을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한 일
아이들 삼시세끼 챙기는 것을 불만한 일
맘속으로 신세한탄까지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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